항해사 현실과 처우

항해사하면 옛날부터 돈 잘 버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래서 한창 해외로 송출을 나가던 시대에는 파독 광부들처럼 외화벌이에도 톡톡한 역할을 했었습니다. 이처럼 많은 돈을 벌다보니 어려운 가정을 살리기 위해 선원이 되려고 했었고 그 명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항해사의 현실과 처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인식

일단 선박의 항해사는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자격을 갖춘 사람만 할 수 있죠. 하지만 항해사 역시도 선박에 승선하는 사람을 통틀어 일컫는 말인 선원, 그 선원의 범주에 들어가다보니 인식이 썩 좋은 건 아닙니다.

무슨 말이냐면요. 항공기 승무원들이 비행기 탄다고 표현하듯이 선박 승무원들은 배 탄다고 표현을 하는데 그게 과거 우리 인식 속에 뭔가 3D 업종으로 고정되어있는 선원으로 다 규정해버린다는 거죠.

그래서 항해사 하면 그런 선원이라는 오랜 고정관념의 범주로 들어가버리니 썩 좋은 직업으로 인식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에 원양어선 타러 간다거나 팔려가는 자극적인 내용들이 대중이 받아들이는 전부로 인식하게 만들어버린 거죠.

그게 너무나 아쉬운 대목입니다.

승선 현실

1. 항해당직
항해사는 승선하게 되면 휴일 없이 당직 근무를 수행해야합니다. 매일 오전 4시간, 오후4시간씩 항해 당직 업무를 수행해야합니다. 항해 당직은 선박을 조종하는 일입니다. 처음에는 저 하루 8시간이 굉장히 힘들지만 나중에 익숙해지면 자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도 제법 괜찮습니다. 보통 당직은 2인 1조로 근무를 하는데 항해사 1명, 조타수 1명 이렇게 구성됩니다.

2. 승선기간
HMM과 에이치라인해운 같은 대형선사들은 4개월 승선하고 2개월 휴가를 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6~8개월이 기본이었는데 요즘은 승선기간이 많이 짧아지는 추세입니다.

3. 시차
선박은 동쪽과 서쪽으로 움직이다보니 시간대를 넘나듭니다. 그래서 불규칙한 시차 속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하는데 숙명이라 받아들입니다.

4. 정박
항해사는 정박 시에도 정박 당직업무를 수행합니다. 화물과 선박의 안전을 책임지죠. 하지만 자기 당직시간이 아닐 때, 상륙을 다녀오기도 하죠. 이게 큰 장점입니다.

5. 임금
임금은 선종 및 크기, 선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육상과 비교해서 엄청 큰 연봉을 받는 건 아닙니다. 다만, 월300만원 비과세가 있고 잘 안쓰게 되니 돈을 그대로 모을 수가 있는 거죠. 이게 굉장히 메리트인게 승선 5년해서 사업 자금을 마련한다거나 집을 산다거나 할 수 있다보니 사회 출발선이 다릅니다.

6. 경조사
승선중에는 물리적으로 떨어져있다보니 경조사 못챙깁니다. 너무 슬픈 현실입니다.

7. 연애
항해사 남자친구나 항해사 여자친구가 있는 분들은 굉장히 떨어져있는 기간 동안 많이 힘들죠. 그래도 그 기간 동안 아예 못보는 경우도 있지만 중간에 한국 입항을 하다보니 그때 방선을 가서 보기도 하고 상륙 나가서 보기도 하고 봅니다. 하지만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깊은 사랑이어도 자주 식어버리게 되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연애를 하려고 해도 2개월 휴가중에 연애를 하고 승선하면 얼마 안되서 헤어지고 이걸 몇번 반복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연애를 안하고 휴가중에 자신을 위한 여행을 다닙니다. 그래서 직업 특성을 이해하는 분들하고 만나게 되는듯 합니다.

8. 결혼
보통 결혼은 일등항해사가 되면 하는 거 같은데 대부분이 일등항해사가 되기 전에 그만둡니다. 결혼하고 나면 애가 생기고 애를 보는게 힘들어지니 또 결혼 후에 육상직으로 전환하기도 합니다.



이거 말고도 많지만 또 생각나면 적어보겠습니다.

A SPIRIT OF JOURNEY

항해는 나를 찾아 떠나는 인생의 여행입니다. 그래서 좋게 생각하면 굉장히 매력적인 곳입니다.

인생을 바다에서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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